더피알=문용필 기자] 지상파 방송의 시청률이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다. 시청률은 어느 한 프로그램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그 프로그램에 모여 있는 시청자 집단을 사는(buy) 것인데 이같은 집단의 가치는 규모의 경제에서 점점 하락하고 있다.
2014년의 경우 스포츠 빅 이벤트가 연이어 있었는데, 이를 제외하면 시청률은 훨씬 더 하락했다. 내년을 전망하면 2000년 대비 시청률이 반토막이 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과거 10년 사이 지상파 방송사의 광고단가는 거의 오르지 않았다. 이같은 추세가 재반등할 것 같지는 않다.
작년 데이터를 기준으로 지상파 3사의 시청자 프로파일을 조사해보니 50대 이상이 50% 이상이다. 지금은 60%가 넘는다. 젊은층의 이탈이 그 어떤 연령대보다 빠르다는 이야기다.
지상파에 광고총량제(방송광고의 전체 허용량을 제한하는 대신 시간이나 방법 등에 관한 사항은 방송사가 자율로써 정하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하면, 지상파가 무너지는 데 불을 지피는 역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관련기사: 지상파 광고총량제 도입에 ‘종편신문’ 맹비난)
광고재량을 방송사에 준다는 것인데 그렇게 되면 당연히 프라임타임에 재원을 많이 확보하고자 할 것이다. 지금도 (광고) 인벤토리가 남는 판에 더 늘린다고 해서 클라이언트들이 광고를 하겠는가.
광고가 더 많아지면 클러터(clutter, 광고메시지의 혼잡현상)도 문제다. 재핑(zapping, 채널을 바꾸는 행위)이 많아진다. 프로그램과 광고시청률 간의 차이가 더욱 커지게 된다. 광고총량제는 시청자들의 지상파 이탈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다.
미국의 ABC와 CBS, NBC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환경이었는데 2000년대 중반 시청자들이 유료방송채널로 빠르게 넘어가니까 (광고)인벤토리를 줄이고 단가를 올렸다. 가치를 올리겠다는 것이다. 차라리 이렇게 하는 것이 낫다.
그런데 아무리 규제완화 제도를 도입해도 더 이상 효과가 없을 것 같다. 지금은 플랫폼 파워만으로 설명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예전에는 아무리 재미없는 콘텐츠도 지상파 방송에 얹기만 하면 기본적인 시청률은 나왔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내년부터 근본적인 해법을 찾지 않으면 지상파 방송사는 경영상에 큰 위기가 찾아올 정도로 심각한 상태에 이를 수도 있다. 내부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들이 느끼는 위기의식도 크다.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인터넷 크리에이터와 소비자 경계 사라져
[더피알=문용필 기자] 크리에이터와 소비자 사이의 경계가 사라졌다. 과거엔 신제품이 나오면 언론에 릴리즈 하는 보도자료를 잘 만들고 그것이 신문에 얼마나 오픈됐느냐가 (홍보에서) 중요했지만, 지금은 블로거 등 시장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주는 또다른 영향력자들이 있다.
홍보하는 입장에서는 굉장히 어려워졌다. 예전에는 언론사들만을 상대로 매니지먼트를 하면 됐지만 이제는 집단적 소비자들을 상대해야 한다. 플랫폼들이 거의 다 무료화 되다보니 정보생산자들과 소비자의 경계가 완벽하게 사라졌다. 이제는 모든 사람들이 ‘내가 미디어’라는 생각을 한다. 이런 환경에서 등장한 대표적인 사례는 블로그가 아닐까 싶다.
소위 4대매체(TV·라디오·신문·잡지)는 빠르게 추락하고 있지만 인터넷 광고는 10년간 100~150배 성장했다. 광고효과가 높아서 일까. 그건 아닌 것 같다. 비용을 많이 쏟아 부어도 인터넷 배너광고의 클릭율은 달라지지 않는다.
그런데 왜 인터넷에 관심을 가질까. 유통의 변화 때문이다. 이제는 본격적인 디지털 경제 시대다. 지갑에 현금을 넣어 다닐 일이 별로 없어졌다. 전자상거래 시장은 굉장히 증폭됐다.
인터넷 마케팅을 하는 이유는 배너광고의 클릭율이 높아서가 아니다. 전통적인 매스미디어 매체들은 시장이 아니었다. 인지시키는 프로세스에 의해 (제품을) 기억하고 있다가 나중에 매장에 가서 구매하는 데에 광고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광고노출지점과 시장이 하나다. 그 자리에서 구매가 벌어지고 있다. 마케팅을 하는 곳이 바로 시장이 됐다.
모바일 동영상 시청 가파른 성장세
세상은 스마트폰 이전과 이후로 분류된다. 스마트폰은 단순한 전화기가 아니다. 많은 기능에 전화가 추가돼 있을 뿐이다. 실제로 스마트폰을 보면 사용자의 네트워크와 라이프스타일 등 거의 모든 정보를 알 수 있다. 24시간 인간의 몸에 가장 가깝게 붙어 다니는 가장 완벽한 개인매체다. 아마 스마트폰처럼 단기간에 대중화된 매체는 없을 것이다.
모바일광고도 인터넷과 마찬가지다. 클릭율이 높아서 투자하는 것이 아니다. 모바일 자체가 하나의 시장이기 때문이다. 모바일 커머스 시장은 향후 빠르게 (성장이) 진행될 것이다.
시스코(Cisco)가 올해 초 모바일 트래픽에 대한 전망보고서를 내놓았는데, 2018년 전세계 모바일 트래픽이 현재 대비 11배로 증가한다고 한다.
더 중요한 것은 트래픽을 차지하는 거의 70%가 비디오라는 것이다. 시·공간의 개념은 완벽히 사라지겠구나, 우리가 알고 있는 프라임타임의 개념은 이제 없어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한 신호가 벌써부터 보인다. 국내 영상 트래픽의 약 80%를 유튜브가 장악하고 있는데 광고영업을 하지 않아도 월 매출이 어마어마하다. TV보다 광고단가가 비싼데도 광고매출이 늘어나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이는 효율성의 개념으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가 된다.
미국도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케이블TV 가입자들이 점점 탈퇴하고 있다.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비싼 (케이블TV) 요금을 내지 않고 유튜브나 티빙(tving), 푹(Pooq)을 이용한다. 모바일 동영상 시청 시간은 TV의 2배를 넘어섰다. 내년부터는 거의 4배까지 늘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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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 30일 월요일
2015 미디어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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